행정안전부의 주민자치회 표준조례안 조항을 주민자치의 기본원리인 인간존엄성·보조성·연대성·공동선으로 평가한 발표가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2월 29일 건국대 상허연구관에서 열린 한국지방의회학회 연례학술회의 주민자치 기획세션에서 허선 한국주민자치중앙회 대외협력회장이 발표한 ‘주민자치 기본원리로 평가한 주민자치회 표준조례의 문제점’ 에 대한 토론이 진행되었습니다.
허선 회장은 발제를 통해
- 주민자치회 구성을 읍면동 지역단위로 특정 짓는 것은 인간의 사회적 활동과 필요성을 무시하고 행정단위에 맞추는 식의 구역설정이다. 주민의 행복관점에서 살피지 못함으로써 읍면동 단위에서 주민자치 내용이 주민에 기초하지 못하게 되어 그 활동이 주민 입장에서 보면 허황될 수밖에 없다. 주민자치회 설치권한을 주민이 아닌 시장군수로 규정하는 것은 주민의 ‘자치결정권’을 인정하지 않는 행정적 사고의 결과물이다. 시장군수가 해결할 수 없는 공동체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주민자치의 주민중심과 보조성의 개념이 전혀 개입될 수 없는 구조로 되어 있다.
- 위원만이 주민자치회 구성원으로 한정하는 것은 인간의 존엄성원리 측면에서 살펴보면 공동체의 원리에 배반된다. 공동체에 대한 간섭을 자제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보조성의 원칙에서도 위배되며 연대성 측면에서 보면 위원들의 연대성을 허구화시킨다는 점 등에서 비판이 가능하다.
- 읍면동장과의 협의기능을 업무에 포함시키고 수탁업무는 굳이 규정이 없어도 계약에 의해 수탁할 수 있는 내용으로 규정하고 있다. 주민자치회 업무를 주민이 스스로 경험하고 필요한 업무를 수행하는 적극적 개념으로 확장하고 개방적으로 규정하지 않은 점은 인간의 존엄성, 공동선의 실현, 보조성의 원칙에 부합되지 않는다.
- 시장군수가 주민자치위원 위촉권한을 가지도록 규정하고 있어 주민자치회에 입법권, 인사권, 조직권을 부여하지 않는다. 주민의 존엄성이 전적으로 무시되고 있다는 점, 관료와 행정이 주도하는 조직 환경 하에서 어떻게 주민이 연대하여 공동책임을 지며 공동선을 이루어 나갈 수 있겠는가라는 측면에서 비판할 수 있다.
- 주민이 회원이 되어 주민자치회원 총회를 최고의결기관으로 두면 충분한데 주민총회라는 주민자치와는 별개의 기관을 권한이나 책임도 없이 관리하는 것은 주민총회를 형해화 하고 기망하는 행위다. 권한과 책임이 없는 주민총회라는 기구를 두는 것은 인간의 존엄성을 무시하고 연대와 참여의 동기가 발견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 재정지원의 부족, 사실상의 감독, 관여에 대해 비판할 수 있다. 인간의 존엄성, 보조성에서 볼 때 주민자치에 필요한 재원을 주민들의 회비 징수 등의 자주적 재정권을 부여하고 위임·수탁업무는 그에 상당한 대가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정토론자인 문은영 아주대 연구교수는
- 질적으로 주민자치회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주민자치의 기본은 주민 참여라는 사실을 잊지 말고 자치의식을 담보하기 위한 자기효능감, 조직 내 신뢰 형성, 참여와 소통을 활성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지역만의 특성을 반영하고 그간 지역마다 운영해왔던 사례 등을 반영해 지시와 명령에 의한 참여가 아닌 자발적 참여를 통한 주민자치회의 구성과 운영이 유지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지정토론자인 이동호 변호사는
- 행안부 시범조례 일부내용이 지난해 개정됐음에도 오히려 퇴행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위원 선발과 관련해 2018년 폐지한 위원선정위원회 제도 부활은, 읍면동장이 위촉하거나 읍면동 산하 하부 행정기구인 이통장 또는 읍면동장이 지정한 주민자치조직 등 읍면동장의 강한 영향력 하에 있는 기구가 위촉한 위원들로 구성된 위원선정위원회가 공개추첨하거나 선출하게 하여 민주성 측면에서 오히려 퇴보했다고 할 수 있다.
지정토론자인 유동상 공공성과연구원장은
- 기독교 교리라는 당위적 개념의 조작화가 가능해 평가요소들을 뽑아낼 수 있고 평가도 가능해 보인다. 그렇지 않으면 ‘관 주도 주민자치회 표준조례’라는 명확한 대응논리 구성이 어려워질 수 있을 것 같다. 이와 같은 당위적 개념을 가져올 때는 보다 많은 분들이 이해할 수 있게 원리화 시켜주셨으면 좋을 것 같고 그래야 보다 정치한 반박논리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전상직 한국주민자치학회장은
- 주민들에게 있어야 할 주민자치회 구성, 기본권한을 주민들은 행정에 뺏겼다. 존엄성도 없고 주민연대도 못하게 한 것이다. 오늘 발제가 현실에 있는 문제를 끌고나와 발전적 개선을 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되었다고 본다.
http://www.citizenautonomy.co.kr/news/articleView.html?idxno=5891